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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유학_Trace de sentiment_보자르]

padi 2026. 1. 10. 13:42

 

Concept

 

이 작업은 ‘행위의 중심과 그 주변에 남은 비가시적 흔적’을 다룬다.

망치는 타격을 상징하는 도구이지만, 여기서는 어떤 대상도 파괴하지 않는다. 대신, 이미 수없이 반복된 행위가 스며든 표면 위에 조용히 놓여 있을 뿐이다.

 

배경을 이루는 다층적인 색의 얼룩들은 명확한 사건을 지시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의도적 기록이 아닌, 무수한 접촉과 축적의 결과이며, 기억처럼 겹쳐지고 흐려진다. 망치는 그 한가운데서 원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결과 위에 도착한 사물이다.

 

이 작업은 행위보다 흔적이 더 오래 남는 상태, 그리고 폭력적 제스처가 제거된 도구의 무력함을 통해, 의미가 발생하는 방식 자체를 질문한다.

 

Story

 

나는 ‘무언가를 만든다’는 행위가 항상 명확한 결과를 낳는다고 믿지 않는다.

오히려 대부분의 행위는 기록되지 않고, 설명되지 않으며, 표면 아래에 퇴적된다.

 

이 작업의 표면은 캔버스라기보다 기억의 바닥에 가깝다.

서로 다른 시간과 감정, 밀도와 속도를 가진 흔적들이 명확한 위계 없이 공존한다. 그 위에 놓인 망치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도구이며, 이미 지나간 사건의 증거물처럼 존재한다.

 

나는 망치를 ‘힘’이 아니라 정지된 제스처로 다루고 싶었다.

그것은 무엇인가를 부수기 직전도, 막 끝낸 직후도 아닌,

의미가 제거된 상태로 흔적 위에 남아 있다.

 

이 작업은 질문한다.

 

행위가 사라진 뒤에도 의미는 남는가?

우리는 결과를 보는가, 아니면 누적된 표면만을 읽는가?

 

망치는 타격의 도구이지만, 이 작업에서 그것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다층적으로 축적된 표면 위에 놓인 망치는 행위 이후에 남은 침묵과 흔적을 드러낸다. 나는 명확한 사건보다 반복과 잔여가 만들어내는 의미의 층위를 기록하고자 했다.